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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기록들

Prologue 11 : 삼성전자 반도체 숨겨진 일상 - 기숙사 생활편

by 치차콩콩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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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회사생활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삼성전자 기숙사 생활" 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취준생에서 취업한 순간, 나의 가장 큰 고민은 '거주 문제' 였던 것 같다.

 

기쁨의 순간을 만끽하기도 전에, 기흥/동탄으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을 곧바로 적응해야만 했다.

또한 사업장이 확정되는 것도 입사 이후이다 보니,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는 한줄기 빛과 같았다 ㅎㅎ

 

하지만, 국내 1등 기업이라는 이야기와 다르게 기숙사 시설은 매우 열악했는데..

1년 넘게 지내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들을 다시 회상하며 정리를 해본다.

 

곧 입사를 앞둔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포스팅을 시작한다.

 

기숙사 시설은 어떤가요?

 

내가 다닐 때만 해도, 여자 기숙사와 남자 기숙사가 분리된 형태로 운영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접한 소식으로는 남자 기숙사에 통합이 되었다는 내용을 듣게 되었는데 지금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한창 리모델링도 하고 (라일락 동..? 이었던 것 같긴한데) 안에 시설들이 상당히 낡았다 보니 개조하려는 노력들을 했던 것 같다.

 

참고로, 기숙사는 최대 CL2 기준으로 5년 거주가 가능하다. CL1은 7년이라고 하는데, 사회 초년생 기준에서

5~7년 이후에는 결혼도 해야하니, 딱 좋은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ㅋㅋ

 

"메이플 동" - 삼성전자 남자기숙사의 근본!

 

삼성전자 메이플동 야경 ! [사진 출처 : https://dydy962.tistory.com/8]

 

삼성전자 남자 기숙사에서 가장 수용인원이 많은 "메이플동" 은 기숙사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나도 메이플동에서 거주를 하였는데, 보통 2인 1실로 운영이 되며 시설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상당히 낙후되었다.

 

그러나, 누군가와 지내는 것에 어려움이 없고 "숙식"만 해결이 되어야 한다면 이만큼 편한 곳은 또한 없다고 생각한다.

기숙사를 들어가면 엘레베이터가 2대가 딱 있다. 상당히 붐비는 엘레베이터였던..기억이 있다 ^^;;

 

신발장을 거쳐서, 올라가기 위해서는 2대의 엘레베이터를 거쳐야 한다.
가끔 화물 엘레베이터를 통해 올라가는 방법도 있긴 한데, 수용 인원에 비하면 상당히 대기 시간이 길었던 기억이 있다.

코로나 시기에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앞에 체온계와 소독제가 상비하였는데 방역을 위해 미화원 아주머니들께서

너무 많은 고생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퇴소하기 전 침구류 상태

 

침구류도 오랜기간 많은 인원이 쓰다보니, 다소 지저분하긴 했지만 "침대 커버"를 한다면 사용에 큰 무리는 없다.

푹신푹신의 느낌보다는 딱딱한 매트릭스의 느낌이긴 했다 ㅎㅎ 발 밑에는 책상이 있고, 머리에는 창문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작고 소중한 책상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상은 다소 좁은 형태로 위치해있다. 발 밑에 바로 붙어있는데, 그래도 수납 공간이 많아서 편리했던 기억이 있다. 인터넷은 제공되지 않으며 별도로 신청을 해야해서, 나는 따로 돈을 내면서까지 이용하진 않았던 기억이 있다. 공용 공간에서 노트북을 하거나, 핫스팟을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ㅎㅎ

 

※ 이건 번외 이야기지만,
아무리 그래도, 모두가 1등 회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입사하는 회사인데... 기본적으로 시설 및 편의에 있어서는 SK하이닉스 보다 대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숙식을 제공하는데 그런 것까지 바라냐! 라고 말할 수 있으나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반도체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초년생들에게는, 기본적인 복지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 하이닉스는 1인실을 기본 제공하고 있으니까.. (그 당시는 삼성이 더 많이 벌던 시절이다)

 

요즘 삼성전자가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도, 엔지니어 / 구성원들의 소중함을 덜 느끼고 중요 인재들이 하이닉스로 많이 이직한 부분도 한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소속되었던 22년도에 에이스 선배들이 모두 다 하이닉스로 주니어 탤런트로 빠져나갔던 것도 지금의 상황의 전조 증상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아쉬움에 글을 남겨본다) "있을 때 잘해주자" 는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이런 느낌의 의자였다 ㅠㅠ

 

 

 

책상은 상당히 비좁아서, 노트북을 하나 올리면 여분의 공간은 없다. 위아래 폭이 꽤 있어서 (정사각형 모양) 그런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웠다. 다만, 의자는 일반적인 저렴한 의자 (초등학교 컴퓨터실에 있었던..)  를 기본 제공하고 있는데.. 굉장히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다. 조금은 더 비용절감이 아닌, 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중간 이상은 가는 의자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또 소모품도 아니고 오래 쓰는 것이니까! (퇴사했으니 말을 해본다)

 

 

 

침대 아래에는 수납공간이 꽤 많고, 깊어서 만족스러웠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보관하기 참 용이하였다 ㅎㅎ

 

근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냉장고"를 22년도에 보급해주었는데, 냉장고 보급은 좋지만 이렇게 간섭이 일어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방 크기가 워낙 좁아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겠지만... 2명이 쓰기에는 쾌적한 공간은 사실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메모리 소속 룸메이트 형과 너무 잘 지내서 괜찮았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맞지 않는 룸메이트와 좁은 공간에 있다면 퇴소를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ㅋㅋ

 

 

 

그럼에도 기숙사의 가장 큰 강점은 "저렴한 가격" 과 "밥" 이었다 !! ㅎㅎ

 

 

기숙사의 저녁 메뉴.. 삼성전자의 가장 큰 복지는 역시 밥이 맞다 ~

 

 

기숙사 생활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것은 그 당시 월 3만원 했던 이용료와, 기숙사 밥이었다 :)

숙식에 돈이 들지 않으니, 절약하여 모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고 심지어 밥은 정말 퇴사해서도 생각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기숙사는 풀무원과 계약을 하여 밥을 제공해주었는데, 항상 퀄리티가 높아 만족스러웠다. (본사 웰스토리 밥도 맛있는데, 기숙사도 나쁘지 않았다) 위의 아쉬운 시설을 상쇄할 만큼 '밥과 이용료' 만큼은 너무 큰 강점이 있어 만족하고 기숙사 생활을 했던 것 같다 ! ㅎㅎ

 

가끔 텅 비어있는 탁구장에서 동기와 함께하던 시절이 그립다~

 

기숙사 중앙 층 아래에는 탁구장도 있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동기와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ㅎㅎ GY 근무가 끝나면 텅텅 빈 시설에서, 나름의 힐링의 시간을 가졌던 그때가 문득 그리워지기도 한다. 마냥 편하진 않았어도 나름의 자유도가 높았던 그 시절이 가끔 생각나고 기억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입사하고 퇴사할 때까지 계속 있었던 공간이라, 최대한 눈에 많이 담아두고자 했었는데 그 시절도 내 인생의 한장면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며, 인생을 다시금 느끼곤 한다.

 

 

글을 마무리 하며.. 개인적인 생각을 더한다.

 

시간은 참 빠른데, 그만큼 쌓은 추억들이 있어 미래를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힘든 회사 생활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배운 점도 많았고 실제로 현재 업무에 있어 그러한 기억들이 큰 자산이 되곤 한다. 회사에서 숙식을 제공해주면 구성원들은 큰 보상을 받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이왕 해줄거면 제대로 해준다면 조금 더 자부심을 가지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간혹 해보았다. (대인배 마인드가 왜 삼성에는 없을까...)

 

경쟁사보다는 조금 더 좋은 위치에 있다면, 더 베풀 수 있는 대인배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메스컴에서는 노조 파업에 대한 뉴스들이 나오지만, 한 때 몸을 담았던 입장에서 구성원들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다. 실제 뉴스에서 보이는 것과 사실은 다른 경우들이 많다. (대기업을 다니더라도, 결국 월급쟁이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ㅎㅎ)

 

나도 중소기업을 다녀봐서 느꼈지만, 좋은 임금과 복지를 받고 회사를 다니고 싶은 마음은 누구든지 동일할 것이다. 다만 누군가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기에, 서로 조심하면 더 나은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직장인간 계층을 만들어, 사회 갈등을 부축이는 언론에는 항상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을가 싶고 말이다 ㅠㅠ) 한편으론, 구성원들은 회사가 호의로 제공하는 것들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또한 어느정도는 감내할 수 있는 마음도 있어야 선순환이 생기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다.

 

시설에 불만은 많았지만, 나는 기숙사 생활을 통해 얻었던 점과 고마운 점이 더 많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저렴하게 잠을 해결하고, 맛있는 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ㅎㅎ 덕분에 퇴근하고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
(SW, GY 퇴근 후, 저녁을 테이크아웃 해서 먹고 씼은 후 누웠던 그 행복은 정말 좋았다!!)
고마운 룸메이트형을 만난 것도 큰 복이기도 하고 말이다. 룸메이트와 지냈던 시절들을 떠오르면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

 

생각이 나는 흐름으로 기숙사 추억을 작성해 보았는데, 어디까지나 21~22년도 이야기라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수 있겠다.

취준생, 그리고 곧 입사를 앞두신 분들께서 이러한 부분들을 참고하여 커리어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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