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쌀쌀해진 가을.
점점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부쩍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길거리의 떨어져 있는 낙엽들을 천천히 밟다보면, 어느덧 나의 24살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대학 1학년, 2학년 때 나는 항상 '여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무언가에 쫓겨 열심히 하긴 하는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내가 이 '지식들'을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들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생각보다 나는 훨씬 더 소심한 사람이어서 모든 '도전'에 있어 지레 먼저 겁을 먹고서 항상 주저하고 두려워했다.
어쩌면 나의 대학 생활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었던 3학년, 나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학 시절동안 하고 싶었던 동아리에 용기내어 지원하여 활동하게 되었고, 또 난생처음 대외활동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그 처음이 팀 화이트라서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나는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역사'를 하나씩 기록해 나가고 있다. 설령 그것이 좋은 기록이든, 아니든 간에 지금까지의 그 모든 것들이 그저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역사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역사들 속에서 잃지 말아야하는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올바른 신념과 확신들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역사'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팀 화이트 면접을 보는 순간에도, '나의 언어'에는 '역사'가 들어가 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역사'는 것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들이, 그리고 내가 살아 숨쉬고 있는 지금 이순간의 오늘이 바로 나의 역사의 일부분이다.
'안인옥 이사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역사'의 의미에 대해서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브랜드의 핵심이 바로 '역사'라는 관점에서 어쩌면, 더 가치있어 지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오랜시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지금의 '명품' 브랜드들은 아마도 그들의 역사를 올바른 신념과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그 누구보다 알차고, 우직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쌓아왔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진정성은 바로 그렇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것 같기도 하다. 또 그러한 과정에서 올바르게 긴 시간 쌓아왔던 신뢰와 '역사'의 가치들이 결국, 오늘날 명품 브랜드의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형성된 은은한 '브랜드'는 어쩌면 단기간에 만들어진 강력한 브랜드보다도 훨씬 더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또 훨씬 더 강렬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로, 이번 8주차 이사님의 강의를 듣고 스스로 정한 제목으로
"역사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라고 지어보게 되었다.
이사님의 강의 제목은 "유럽에서 직접 배운 명품 브랜드 Secret 강의" 였다.
무언가 숨은 비법들과 노하우들이 쏙쏙 담겨져있을 것 같은 기대감 속에서 강의가 시작이 되었다. 과연, 어떤 내용들이 팀화이트에게 전달 되었을까?
'Concept'은 뭘까?
브랜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콘셉트'에 대한 물음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어원을 찾게되면, 콘셉트는 "함께 잡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잭 트라우트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성공하는 기업은 고객의 기억 속에 '한 단어(콘셉트)'를 심어놓는다"
즉, 기업에 있어 중요한 핵심 단어를 그들의 마음 속에 무의식적으로 각인시켜 놓는 것을 뜻한다. 어원의 뜻 처럼, 모든 것을 함께 잡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싶은 컨셉'은 결코 항상 좋은 것이 아님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내가 하고싶은 것과 소비자들이 함께, 공유되는 것들이 한 번의 느낌으로 강렬하게 오는 것' 이야 말로 아마도 좋은 컨셉일 것이다.
성공하는 기업의 '콘셉트'들은 인간에 대한 진정한 고민에서 나온 '메시지'를 담는다. 결국, 좋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오기 때문이다. 또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바로 그렇게 나온 '메시지'는 브랜드와 소비자간의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메시지를 통해 일생동안 둘은 대화를 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사님께서는 "Life is Journey (인생은 여행이다)"의 콘셉트를 가진 대표적인 명품 가방 브랜드 'Louis Vuitton(루이비통)' 에 대한 예시들을 들어주시면서 'Concept의 중요성'을 설명을 해주셨다. 160년이 넘도록 하나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또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태도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끊임없이 인간에 대한 진정한 고민으로 부터 나온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짐으로써 오늘 날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는 깊어진다
"브랜드는 깊어지는 것이다" 라는 이사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팀 화이트에서 브랜드적 사고방식을 기르는 것은, 내면화 된 많은 생각과 신념들이 결국 브랜드를 빌딩하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깊이있는 사고방식과 상대방과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깊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브랜드가 깊어질수록 매출은 오를 것이다. 또한, 브랜드는 '갑'의 입장에서 언제나 당당할 것이다. 그렇게 브랜드가 깊어진다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과 다른 우리만이 내세울 수 있는 가치를 찾아간다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깊이있는 브랜드를 마주한다는 것은 우리 주변의 긍정적이고 본받을만한 마인드를 가진 친구를 발견하는 것이고, 또 그들과 무의식적으로친해지고 싶은 것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루이비통은 "여행"이라는 그들의 콘셉트를 가지고서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과 공감을 불러온다. "단 한번의 여행이 인생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여행을 통해서 7명의 아이들을 입양하기로 결정을 한다. 바로, 여행은 어쩌면 한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 그리고 거대한 삶의 변화와 결심을 줄 수도 있다.
인생은 여행의 연속이고, 항상 우리는 그렇게 여행에서 결정 해야하는 방향들로 인해서, 여정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루이비통은 바로 이렇게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제품과 철학을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그들의 가슴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상젤리제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프랑스 파리의 상젤리제에 가면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고 한다. 매출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그저 브랜드를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은 스토어의 운영 목적이 있다. 지난번 아카데미에서 좋은 강의를 해주신 이장우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별마당'과 같은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그들로 하여금 우리의 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좋은 브랜드가 만들어지기 위해서 그들이 가지는 철학을 우리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
"Where will life take you?"
이 말 처럼, 사람에게 있어서 '삶'과 '여행'은 많은 공통점이 있다.
'삶의 여정'을 떠난다, 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여행은 무엇일까요?" 라고 말하는 것 처럼 그들의 콘셉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물론, 튀는 것도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없지만, 사람들에게 그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기본적인 가치들을 루이비통은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삶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갈까요?" 처럼 "여행은 당신을 어디로 데려갈까요?" 라는 말을 건네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왠지 모르게 그들과 친해지고 싶다. 그렇게, "가방을 들고 어디를 가고 싶은가?" 라는 물음을 소비자들에게 던져볼 수 있을 것이고. 때론 '루이비통의 친구들'을 통해서 "당신에게 여행의 가치는?" 이라는 물음을 던져보기도 한다. 그렇게 정해진 콘셉트 내에서 그들은 다양한 변화와 시도들을 한다.
"여행"이라는 하나의 콘셉트를 통해서 손에 셀수 없을정도로 많은 가치로 푼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그들이 멋있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루이비통은 가방이라는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닌, 브랜드 그 자체를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고. 그렇게 사람들은 '낭만'을 가지게 된다. 가방을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루이비통의 '낭만'을 사는 것이다.
루이비통은 이렇게 그들의 '여행'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서, 제품에 있어서 여러가지 시도들을 했다. 여행을 위한 사각형의 가방의 상품화를 통해서 그들만의 '차별화'를 가졌고, 또 유명한 '타이타닉'에 루이비통 가방을 잡고 떠서 살아 남았다는 일화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루이비통은 차별화와 동시에 점점 역사성 있게 지금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교통수단의 변화에 따른 상품의 변화
마차에서 배로, 그리고 기차와 자동차로 또 다시 비행기로 사람들의 교통 수단의 진화에 따라서 그들은 계속해서 핸드백의 형태를 바꾸어왔다. 그들의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고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적절한 가방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그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즉, 수단이 변하면서 고객의 여행에 필요한 가방을 루이비통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개발해왔던 것이다.
루이비통은 또한 '여행자를 위한 스마트 워치'인 '탕부르 호라이즌'도 출시하면서 여행에 있어 루이비통은 필수적인 존재임을 사람들에게 각인을 시켜준다. 가방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시계조차 그들은 오로지 '여행'에 미쳐
어떻게하면 사람들이 보다 편하고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 나간다.
또한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멋진 브랜드는 '변화하지 않고서 자신들의 것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런 잘못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거대한 정체성'인 것이었다.
'여행'이라는 거대한 콘셉트 통해서 그들은 제품의 적절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고, 그들은 성공했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는 결코 정체되어서는 안된다. 기본적인 우리만의 가치와 신념을 유지한채 그 틀 안에서 빠르게 바뀌어가는 사회와 기술의 변화에 대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빠르게 변화해 나가야하는 것이 브랜드의 성공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루이비통은 대회 트로피와 합작을 통해서 위의 사진과 같이 루이비통 안에 트로피가 담겨져 있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다양한 브랜드와 이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왔다. '승리의 여정' 그리고 '동반자'처럼 여행을 연상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그들은 콜라보레이션을 해온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이 같이 콜라보 할 것과 아닌것을 잘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그들은 노력해왔다. '여행'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힘은 바로, 그들이 오랜시간 지녀온 '정체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최근에,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 빌렸다. 좋은 글귀들을 모아놓은 책이었는데. 후기를 쓰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글귀가 있어 옮겨 적으려고 한다.
김유정 시인의 <슬픔에 잠긴 약자들의 위한 노트>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 자신다울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항상 자신다움을 잃지않는 일관성.
조금 부족하고 조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신다움을 유지한다면 그런대로
사람들과 같이 사이좋게 살아갈 수 있다.
루이비통이 지금까지 명품 브랜드로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다움'을 잃지 않아서 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오랜시간 신뢰받는 브랜드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그들의 올바른 신념을 지켜왔을 것이다. 또 그것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다움'을 잃은 사람에게는 '정체성'이 없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오더라도,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이 없는 사람은 그러한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변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다움'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상황에 맞추어 최선의 대안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철학이 있는 사람은 유연하다. '고지식한 사람이 아닌, 융통성 있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정체성'에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학교 동아리 친구중에 이런 말을 한 친구가 있었다.
"나는 내가 잘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브랜드도 사람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좋은 신념이 있다면, 그것을 토대로 우리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잃지 말아야 하는 것과 변해야 할것을 분명히 알고 실행하는 루이비통의 노력들을 통해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글을 줄이고자 한다.
좋은 강의를 해주신 '안인옥 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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