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엔지니어에게 간단하면서 중요한 개념이 있다. 바로 PM과 BM에 대한 개념이다.
어떤 현장이든 엔지니어는 PM과 BM 업무로 구분하여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물론 개조/개선 업무도 있겠지만..)
오늘 글에서는 PM과 BM의 차이에 대해서 간략한 개념 설명을 해볼 예정이다.
PM VS BM 업무 수행 방식의 차이
PM(Preventive Maintenance) - 예방 정비
"사전에 정비한다"는 개념의 예방 정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설비가 고장 나지는 않았거나, 수명성 Parts (부품)을 사전에 확인한다던지 아니면 내부 Cleaning (청소) 작업을 통해서
하나의 설비가 더욱더 영속성 있게 현장 사용될 수 있도록 엔지니어들은 CS 협력사 엔지니어와 함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보통은 PM 업무는 장비사에서 와서 수행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삼성/하이닉스 엔지니어의 경우에는 PM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대응을 서포트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실제로는 그러한 PM 업무를 수행함에 동시에, 본연의 설비 보전 업무인 BM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을 한다는 것이 조금 더 바람직한 표현일 것 같다.
실제로 PM 업무를 직접 하지 않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그러면 노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사전에 PM 업무에 필요한 JIG과 TOOL 들을 사전에 준비하고 "화관법 / 공사허가서"와 같은 서류 작업들이 상당히 복잡하여 이를 준비하고 실시간 대응하는 과정을 수행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곤 한다.
또한, PM 작업이 마무리되면 설비 Condition을 원상 복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FDC / Trace 데이터와 PLC 수치들을 확인하여 정상적으로 가동이 가능한 상태인지.. 공정에는 문제가 없는 단계인지 각 부문마다 엔지니어의 판단을 요한다.
예방 정비는 장비 고장을 미연에 방지하고, 장비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유지보수를 의미한다. 주기적으로 점검, 청소, 교체 등의 작업을 통해 장비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정말 중요하다. 특히, 반도체 설비의 Chamber 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은 상당히 미세한 컨트롤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BM(Breakdown Maintenance) - 고장 정비
"고장을 수리한다"라는 단어처럼 말 그대로 이상징후가 발생한 설비를 고치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설비 엔지니어의 가장 Main이 되는 업무이다.
보통 설비에는 Interlock (인터락) 이 설정되어 있어서, 고장이 났을 때는 설비가 자동으로 멈추게 되어있다. (어떤 현장 설비에서도 마찬가지 기능은 있다) 인터락이 있는 이유는 설비가 고장이 났을 때 사고를 방지하고, 이를 알리기 위한 기능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반도체 설비는 공정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수많은 Parts (부품들)이 존재하며, 수많은 인터락 (I/L) 이 있기 때문에 어떤 현상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공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정말 많은 인터락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고, 마치 퍼즐과 같이 각각에 맞는 해답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 판단 능력과 실시간 대처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설비가 온전히 동작하고, 또한 문제없이 수개월을 지속할 때 큰 보람을 느끼곤 하였다.
글을 마무리를 하며
업무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사실 "시간에 쫓기는 것"이었던 것 같다.
제조 부서에서는 설비가 빠르게 살아나야 재공 (물량)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 부서를 지속적으로 압박한다.
(회사가 정말 서로 간 감정싸움을 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라.. 개인적으로는 참 나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제조 부서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엔지니어들은 현장에서 항상 최선을 다한다. 즉, 내가 아는 동기들의 부서 - 사람들은 설비를 살리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재촉할 수밖에 없는 회사의 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러한 "빨리빨리" 문화에서 설비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오히려 화학물질과 같은 보호구 착용 없이 작업을 하거나.. 2인 1조로 작업하지 못한 채 각개전투로 업무에 임하는 경우도 종종 많았다. (엔지니어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니깐...)
조심스러운 생각이지만, 엔지니어를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이러한 "업무적 숙명"도 사전에 고민하고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
실제로 공구 상자만 만지는 이상적인 형태만을 바라보고 입사를 했다가는 이상과 현실에 부딪힐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나름대로 반도체 엔지니어로서 업무를 하면서 많은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나이가 어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우리나라 산업에 기여를 작게 한다는 마음이 있었고, 또한 설비를 하나씩 배우고 익히면서 나만 가지는 노하우도 점차 쌓이면서 스킬이 늘었기 때문이다. 분명 엔지니어의 보람은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서류 작업, 데이터 분석, 속도전과 같은 복합적인 고민들도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취준으로 바쁘겠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엔지니어의 숙명을 고민하고 면접에 임한다면 분명 다른 경쟁자들보다 차별화된 모습으로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입사 후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크게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업무를 하며 중요한 점은 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PM과 BM 업무로 바쁜 와중에서도 평점심을 잃지 않고, 후배들을 잘 육성하며 선배들을 잘 서포트하는 엔지니어 선배들이 그렇게 고맙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만큼 반도체 현장은 정말 녹록지 않기 때문에, 온정이 담겨있는 현장이 드물다. (모두가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입사 후에는 그러한 본받을 선배를 잘 확인하여, 옆에서 배우고 또한 PM, BM 업무를 대하는 마인드를 학습한다면 분명 그러한 엔지니어는 언젠간 분명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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