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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기록들/삼성전자

Prologue 9 : 반도체 8인치 VS 12인치에 따라 업무에도 차이가 있을까?

by 치차콩콩 2024.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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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엔지니어라는 직무만을 바라보며 취업을 했다면,

이제는 가장 중요한 사업장 위치와 공정이 남아있을 것이다.

 

보통 8대 공정으로 분류가 되며, 공정까지 정해졌다면 8인치 - 12인치에 따라 사업장이 구분되어 진다.

 

8인치? 12인치? 뭔가 많이 들어봤는데...

 

사실 취업을 준비하며 반도체 용어를 접했던 취준생들에게 해당 용어는 와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흔히 말하는 "8대 공정" 과 이에 따른 면접 준비 (보통은 포토 직무를 하고싶다고 면접에서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ㅋㅋ 왜냐하면 가장 보편적인 대답이니까..) 를 하면서 해당 Inch에 대한 이야기는 놓쳐지기 쉽기 마련이다. (그때는 다들 왜 포토를 선택했나 모르겠다~ 아무래도 핵심 공정이라서 그런가?)

 

나는 쉽게 8인치와 12인치를 단순히 업무적인 측면에서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싶다. (그래야 이해가 편하니까)

 

8인치 : 노후화 된 수동 공정

12인치 : 선단공정, 자동화 공정

 

워딩이 다소 쎌 수 있는데, 설비 엔지니어 관점에서는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것이 머리에 쏙쏙 박히고 신입사원 시절 좋았던 것 같다. 실제로 저러한 특성이 있으나 어떤 것이 더 좋다 안좋다를 말하기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 ㅎㅎ (장단점이 명확하기 때문) 보통은 노후화 되었다고 하면 부정적인 측면만 볼 수 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서두에 이야기 해두고 싶다.

 

 

실제 8인치 12인치를 비교해보면 이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출처 : 이코노미스트 뉴스)

 

8인치 공정 : 노후화 된 수동 공정! 반도체의 꽃

 

실제로는 대부분의 수동 공정으로 진행되는 8인치는 말 그대로 인간의 힘으로 해야하는 일들이 많다.

FAB을 들어가보면 천장도 낮고, 굉장히 Particle에 민감한 좁은 영역까지 관리되어지는 민감한 공정이기도 하다.

 

실제 8인치 웨이퍼 생산 capa는 삼성전자가 월등한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자료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삼성전자는 기흥 사업장을 필두로 8인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역사가 살아 숨쉬다보니 '구식' 취급을 받기도 하는 듯 하다. 8인치는 (200mm) 반도체 웨이퍼로 12인치 웨이퍼가 등장한 이후에 8인치의 입지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이후에 전자기기 수요가 급등하면서 다시금 수급이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졌고.. 무엇보다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성능을 커스텀 할 수 있는 8인치도 어느정도 cash cow 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왜냐하면, 8인치 웨이퍼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전력관리반도체 (PMIC), 차량용 반도체인 MCU 등에 사용이 되며, 디스플레이구동칩 (DDI) 등에 활용되는 등 꽤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녀석이다.

 

 

12인치 공정 : OHT가 날아다니는 최첨단의 선단공정 !

 

최첨단 선단 공정이라고 불리는 12인치 웨이퍼는 자동화 공정에서 주로 생산된다.

OHT를 이용한 FOUP 이동을 통해 설비에 자동으로 안착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이 프로그램을 통해 원격 제어가 가능한 부분이 많다. 정말 운이 좋으면, 하루에 FAB을 들어가지 않고 조치가 되는 경우도 아주 가~끔 있었으니 어느정도 몸이 편리한 측면이 있다.

 

12인치는 저정도의 크기인 300mm를 의미한다.

 

 

보통 12인치 웨이퍼는 화성, 평택 사업장에서 양산을 하고 있으며, 비교적 최신 건물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엔지니어들에게 선택받을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ㅎㅎ (이왕이면 새거가 좋기 때문이다) 다만 설비의 복잡성과 민감성이 높고, 아무래도 최신식의 지식들을 계속해서 쌓아가야 하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또 적응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웨이퍼의 크기가 클수록 "반도체 칩(die)"을 많이 생산하고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12인치로 추세가 전환되는 모양세다.

 

보통은 고성능 CPU, GPU, 메모리 반도체 등 적용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스마트폰과 고성능 컴퓨터 등 첨단 IT 기기에 많이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 즉, 8인치 웨이퍼는 자동차나 전력 반도체 같은 특수한 분야에서 수요가 있는 반면.. 12인치 웨이퍼는 주로 고성능 반도체 제품에서 많이 사용이 되곤 한다. 

 

 

Q1. 그렇다면 설비 엔지니어는 어떻게 업무를 할까?

▷ 사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FOUP도 형태가 다소 다르다 (내가 포스팅한 것은 12인치 기준이다.) 실제 8인치는 천장이 낮고 현장이 노후화 된 측면이 있다. 설비도 오래되다보니, OHT와 같은 보조 기구들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수동적으로 인간의 힘을 이용하여 공정이 가동된다. FOUP을 계속 옮겨줘야 하며 (오퍼레이터들이 보통 한다) 설비가 고장나면 현장에서 직접 대응을 해야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 12인치 웨이퍼를 담당하는 선단 공정에서는 어느정도 자동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OHT를 이용한 업무가 가능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원격으로 조치가 가능한 부분도 상당히 있다. 그렇기에, 몸이 조금 편한 곳은 12인치가 8인치 보다 나은 측면이 있으나.. 아무래도 신기술 도입 등 다양한 Test 업무들이 많다보니 업무량 측면에서는 마냥 좋다고 볼 수 없다.

 


Q2. 담당하게 되는 설비도 다른가요?

사실 사업장마다 주력 설비들이 각각 다르다. 나중에 포스팅을 하겠지만 싱글 설비부터, 배치 설비 등 그 목적성이 달라지기 떄문이다. 일반적으로는 8인치는 공정이 오래 되었기 때문에 과거 연식의 설비들을 다수 사용하고 있으며, 12인치의 경우 첨단 설비들이 신규 Set-up 되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 또한 고객사의 요청으로 다양한 Test 들도 병행하고 있으니, 설비의 성능과 지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Q3. 그러면 무조건 12인치가 좋은 것 아닌가요?

▷ 개인적으로는, 성장을 위해서는 12인치를 추천하는 바이지만 8인치라고 해서 배울 게 없는 것은 아니다. 내 경험적으로는 사업장 간 이동이 자유로운 편이었으며, 보통 8인치에서 근무하다 온 구성원들이 업무를 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수동으로 현장을 몸소 느끼며 배운 지식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떄문이다. 12인치는 자동화가 되어있고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8인치 사람들보다는 전체적인 현장 지식들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실제 OHT가 하는 것들을 8인치에서는 직접 경험한 부분들이 있다보니, 향후 업무 커리어에 있어 강력한 성장 동력을 얻기도 한다.

 

당신이라면 어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사실, 8인치 12인치 모두 설비 엔지니어들은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고생이 정말 많다.

어떤 공정은 편하다, 안편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계측이 편하다는 것도 어느정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현장 근무는 늘 고단하고 힘들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열심히 배우고 열정을 가지고서 회사에 이바지하는 엔지니어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봐서 잘 안다.

 

하루하루가 정말 숨 가쁘게 지나가는 반도체 FAB이다보니, 8인치 12인치 할 것 없이 바쁘게 시간이 흘러간다. 12인치가 물론 선단 공정이고 매리트가 있겠지만, 8인치에 배치가 된다고 마냥 나쁜 것도 아니다. 어느정도 칼퇴는 보장이 되었고 (안정화가 어느정도 되었기에), 메뉴얼과 SOP같은 작업서도 이력들이 많다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장단점이 공존하는 FAB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도, 또한 다른 현장 같기도 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ㅎㅎ 아무쪼록 근무하는 모든 엔지니어분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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