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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생각들

한 번의 실패

by 치차콩콩 2018.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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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방학부터 5개월에 걸쳐서 스스로 준비해왔던 기사시험이 있었다.

토익과 컴퓨터 자격증 등등 하고 싶었던 다른 공부들이 많았지만,

교수님과 상담을 통해서 통계적인 공부를 다시금 차근차근 하고 싶었던 나는 사회조사분석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서 내가 몰랐던 부분, 그리고 잘못 오해하고 있었던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들은

스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필기 시험에 합격을 하고서, 실기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다.

가장 바쁜 3학년 2학기를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았다.

넘쳐나는 과제와 팀플에 어려운 전공공부까지...

잠을 줄이면서 매일같이 새벽 3시에 자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실기시험은 필답형과 작업형 총 두번을 봐야했는데, 해당 프로그램이 깔려있는 시험장이 얼마 안되는 것을 모르고

늦장을 부리다가, 노원구에 학교가 있는 나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시험장까지 가서 보는 수고를 더하게 되었다.

더불어, 자격증 시험 다음 날이 가장 중요한 전공 시험의 중간 고사였다는 것은 

나로 하여금 마음의 압박을 주었다.

그럼에도 못 볼 뻔한 시험을 볼 수 있음에 나는 감사했다.


그리고 어제, 1교시 수업을 듣고있는데 시험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나의 점수는 57점.

합격을 하려면 60점이 필요하지만, 3점이 모자른 점수였다.


수업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심장이 너무나도 빠르게 뛰었다.

뒤늦게 진로를 정해 남들보다 시작이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다급했던 나였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았다.


요즘 부쩍 신경쓰이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불합격이라는 단어를 보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큰 상처로 다가왔다.

나의 실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 결과를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아마 전역 후에 느꼈던 가장 큰 실망감이었던 것 같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그저 사라진 것만 같았다.


과정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였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결과가 중요한 시점이었다.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아니다"였다.


시험공부를 하는 과정들이 너무나도 힘들었던 나였고, 

실기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2주에 걸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는 엄청난 수고로움을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너무 힘이 들어서, 혼자 무턱대고 밖으로 나갔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주변을 무작정 돌아다녔다.

처음으로 학교에 있는 호수에서 홀로 편의점에서 산 맥주 한캔을 사서 마시면서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자격증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를 접속하니, 이런 글이 있었다.


"세번, 네번만에 합격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너무 한 번의 실패에 대해서 크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시작이 늦은만큼 갈 길이 멀고, 남들보다 더욱 더 노력해야함을 충분히 알고 있는 나이기에 너무

지나치게 마음이 앞섰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살아도 되는 것을...


나는 고작 한 번의 실패 뿐인데 말이다.


그동안 너무 쉽게 합격이 될 생각만 했었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나의 부족함을 깨달으면서, 나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년 2월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생각이다.

부족한 부분을 다시 공부해보고, 블로그에 꼭 합격 후기를 쓰고 말 것이다.


부쩍 힘든일이 많아진 요즘이지만.. 그럼에도 이겨내려고 스스로 노력할 것이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이유도,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서 다시 한 번 봤을 때

웃을 수 있는 그런 순간이 되길 바라면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이 또한 좋은 실패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나의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도록 값지게 생각하려고 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나의 가치관과 신념을 지키는 사람이 되자.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삶의 태도를 가지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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